
이달 20일 오후 2시, ‘교회와 사회 대전환을 위한 예장 시국기도회’가 한국기독교회관 앞에서 열렸다. 이날 기도회는 자정능력을 상실한 채 사회적 혼란 속에서 불의를 옹호하거나 침묵, 방관하며 반사회적 집단으로 전락한 교회의 현실과 결별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아울러 공공성을 회복하고 정의와 민주주의, 생명과 평화, 교회와 사회의 대전환을 위한 모습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개최하게 됐다.

“자아의 각성, 공동체의 각성, 역사의식의 각성으로”
이날 기도회의 설교는 예장통합 전 총회장인 정영택 목사(이하, “정 전 총회장”)가 다니엘 9장 16-19절 본문으로 ‘각성으로서의 기도’라는 제하의 말씀을 전했다. 정 전 총회장은 설교 서두에서 “우리는 오늘 우리가 생각하는 생각, 이념, 사변을 가지고 기도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주권을 확신하는 마음으로 기도한다.”고 말하며 기도회의 본질에 대해서 먼저 강조했다.
특별히 정 전 총회장은 설교말씀을 통해 자아의 각성, 공동체의 각성, 역사의식의 각성이라는 ‘세 가지 각성’의 필요성을 전했다. “오늘 우리의 기도는 우리 가슴 속에 그리스도의 사랑이 들어오고 다시 나가는 각성으로서의 기도가 되어야 한다.”며 진행하는 기도회가 각성으로서의 기도를 이루는 기도회가 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설교 후에는 혼란한 시국을 위한 중보의 기도순서와 봉헌순서가 이어졌고, 아울러 성만찬을 함께 나누었다. 끝으로 1부 기도회의 모든 순서는 유경재 목사(안동교회 원로)가 축도함으로 마무리됐다.

“12.3사태는 하나님의 계시적 가치를 정면으로 들이받은 폭거”
1부 기도회가 끝난 뒤에는 순서자들의 강연과 발언이 이어졌다. 특별히 이날 2부 순서에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전 총회장인 지형은 목사(현 기윤실 이사장)가 참석하여 연대사를 낭독했다.
지형은 목사는 “12월 3일 위헌,위법적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한국 사회는 국정 혼란 및 사회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이 상황에서 전광훈, 손현보 목사와 같이 정치권력과 맘몬을 탐하는 극우적 기독교 근본주의가 사회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며 현 한국 교회의 실태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어서 “한국 교회는 특별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반계시적 가치에 취약하다. 적어도 인도적 인륜도덕, 생태적 환경윤리, 법치의 민주주의, 상생의 시장경제는 하나님께서 주신 일반계시에 포함된다. 12.3 비상계엄은 법치의 민주주의를 대놓고 짓밟은, 하나님의 계시적 가치를 정면으로 들이받은 폭거이다.”라며 12.3 비상계엄 사태가 하나님의 계시에 반하는 행동임을 분명히 했다.

“한국교회, 윤석열 정권 아래서 수많은 과오를 범해”
2부의 핵심순서인 강연은 정종훈 교수(연세대학교, 이하, “정 교수”)가 진행했다. 정 교수는 “한국교회는 국가조찬기도회를 개최해서 윤석열을 느헤미야와 같은 지도자로 띄웠고, 그가 자기 과실 면피를 위해 교회에 방문할 때 마다 환대했다. 일부 한국교회는 극우화된 교인들을 정치적인 목적으로 활용하고, 좌우를 나누어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는 세력과 손을 잡고 있다.”며 윤석열 정권 아래 수많은 과오를 범한 한국교회의 잘못을 꼬집었다.
이어서 정 교수는 “이제라도 한국교회는 복음의 공공성을 회복하고 세상의 소금과 빛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공공사회를 향한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야한다. 한국교회는 교리에 대한 근본주의적 승인은 있지만, 삶이 따르는 신앙생활이 없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도록 생활신앙을 살아내야 한다.”며 한국교회의 공공성 회복에 대한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교회와 사회가 공의롭고 평등하게 대전환을 이루도록 앞장선다”
이날 기도회는 임희국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가 성명서를 낭독하는 것으로 마쳤다. 예장 시국기도회 주최측은 성명서를 통해 아래의 세 가지 입장을 밝혔다.
- 우리는 교회를 가장해 거짓 선전, 혐오 조장, 폭력 선동,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는 반사회적, 반교회적 사이비 집단을 사회와 교회로부터 퇴출에 적극 나선다. 각 교단 총회가 이들에 대해 사이비 이단규정을 결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 우리는 총회헌법(세습금지법)을 유린하고 옹호하여 교회와 사회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는 교권주의자들과 비호세력에 맞서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바로 세우고 교회의 공공성과 공동체성 회복을 위해 노력한다.
- 하나님이 허락하신 자유는 민주공화제와 민주주의를 통해 꽃을 피운다. 우리는 내란사태의 주범인 대통령에 대한 탄핵인용 판결, 내란 옹호 및 준동 세력에 대한 준엄한 법적 처벌, 국회의 내란특검으로 하루 빨리 이번 사태가 종결되길 바라며, 교회와 사회가 공의롭고 평등하게 대전환을 이루도록 앞장선다.

기도회 순서를 모두 마친 후, 백여 명의 참가자들은 헌법재판소로 침묵기도 행진에 나섰다.
<고백뉴스 보도팀 / [email protected]>